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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단의 걸작(傑作) 대구미술관으로 기증 이어져

故이건희 회장, 故서세옥·故최만린·한운성 작가, 개인 소장가 등 총 223점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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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채 기자
기사입력 2021-05-07 [16:48]



[시사일보=박종채 기자] 대구미술관은 2021년 상반기 ‘소장품 수집 심의’를 통해 작품 223점을 기증받았다.

이번 기증은 국내 최고의 ‘이건희 컬렉션’에 이어 작고·현역 작가의 대량 기증, 개인 소장가들의 근대미술작품 기증까지 더해져 ‘미술 도시, 대구’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먼저 삼성그룹 故이건희 회장은 김종영(1점), 문학진(2점), 변종하(2점), 서동진(1점), 서진달(2점), 유영국(5점), 이인성(7점), 이쾌대(1점) 등 작품 21점을 기증했다.

서진달 ‘누드’는 한국 미술사에서 빠질 수 없는 귀한 작품이며, 한국 추상화의 거장인 유영국의 작품세계 절정기를 보여주는 ‘산 시리즈’(1970년대), 이인성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1934)은 한국 화단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수작(秀作) 중 하나이다.

21점의 작품은 영상으로 제작해 대구미술관 홈페이지와 채널을 통해 시민들에게 선보였으며, 심도 있는 연구를 거쳐 올해 12월 특별전 ‘웰컴홈’(가제)으로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화단의 거장 故서세옥 작가(1929-2020, 대구출생), ▲한국 조각계 거장 故최만린 작가(1935-2020, 서울출생)의 작품도 고인과 유족 뜻에 따라 각각 90점, 58점을 기증됐고, 현역 작가로 활동 중인 ▲한운성 작가(1946-)도 그의 대표작 30점을 기증했다. 대구미술관은 세 작가의 시기별 작품 전개 과정을 연구해 전시로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수묵추상의 거장 故서세옥 선생은 기성 동양화단에 도전하며 그만의 독특한 추상 세계를 펼친 작가이다. 1970년대부터 ‘군무’, ‘군상’, ‘기다리는 사람들’ 등 묵선과 여백으로 인간의 형상에 기운생동을 불어넣은 ‘사람들’ 연작을 선보였다.

故최만린 선생은 대한민국 현대 추상 조각의 대표적인 1세대 조각가로 생명의 근원을 탐구하는 조각을 추구했다. 동양적이고 우주 보편의 철학을 녹여낸 추상 조각을 보여준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서양화가이자 판화가인 한운성은 ‘매듭’, ‘과일 채집’ 시리즈 등 ‘재현’에 관한 회화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작가로 1970년대 이후 한국현대화단에서 중요하게 언급된다.

이 외 개인 소장가들의 근대미술작품 기증 사례도 줄이었다. 변종하 작가 ‘수련 시리즈’ 5점을 기증한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 서진달 작품을 기증한 인척 ▲최철명, 애장했던 강운섭 작품을 기증한 ▲김영길 개인 소장가 등 대구 근대미술 유산을 아끼는 개인 소장가들의 기증도 눈여겨 볼만하다. 또한 ▲강운섭 작가, ▲권진호 작가, ▲박인채 작가 유족 역시 선친 작품을 기증하는 등 소장가와 유족의 기증이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2021년 상반기 기증작에는 한국화단 대표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지역 미술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대구 출신 작가의 작품을 대거 포함돼있다.

특히 이번 기증은 삼성그룹 故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작고 및 현역 작가, 유족, 개인 소장가 등 다양한 소장처에서 기증 의사를 밝혀 나눔의 가치를 드높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대구미술관은 2020년 ‘대구미술관 수집 5개년 계획’ 발표 이후 2020년 故박동준 대표(분도갤러리) 105점, 작가 및 소장가 70점 등 총 175점의 작품을 기증받았으며, 2021년 상반기에는 총 223점의 작품을 기증받았다.

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최근 이어진 소장품 수집 결과는 한국 미술계에서의 대구미술관의 입지와 위상을 보여준다.

이는 한국 미술을 이끌어 온 대구 미술의 저력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기증자의 뜻이 빛날 수 있도록 작품 연구와 작가 위상 재정립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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